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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석유화학단지 조성 전 전경

 
 

2 _ 여천석유화학단지 조성을 위한 기본구상


석유화학단지 건설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였다. 정부는 부족한 재원을 민간자본에서 조달하기 위해 공장 실수요자 선정을 통한 투자유치를 추진했으며 해외 업체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여 국외자본을 유치하고자 하였다.

 


석유화학공업은 전형적인 장치산업으로서, 대규모의 나프타분해공장과 석유화학계열공장을 일괄하여 조성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였다. 이에 정부는 부족한 재원을 민간자본에서 조달하기 위해 공장 실수요자 선정을 통한 투자유치를 추진하였다. 국내 민간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민간 실수요업체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새로운 시장을 찾아나선 해외 업체들의 참여를 적극 유 도하여 국외자본을 유치하고자 하였다.
이와 함께 정부는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실수요자를 선정하는 데 있어, 자기자금 조달능력과 제조공법 등이 우수한 기업으로서 자기자본비율이 30% 이상인 기업 중에서 선정하되, 외국인의 경우 50% 이상 합작투자를 허용한다는 원칙을 수립하였다 (이후 50% 이내로 제한). 여천석유화학단지 조성계획이 구체화되자 일본의 미쓰비시(三菱)그룹과 미쓰이(三井)그룹, 미국의 걸프(GULF) 등이 한국시장 진출에 관심을 보였다. 미쓰비시그룹은 1973년 8월 기초조사단을 파견하더니 다음달인 9월에 여천석유화학단지 내 석유화학계열공장 건설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실수요자 선정 기준
- 자기자본비율이 총투자액의 30% 이상일 것
- 합작투자일 경우에는
  1. 1) 외국인투자비율은 원칙적으로 50% 이상이어야 함
  2. 2) 소요 외자는 책임조달하고 조건이 유리하여야 함
  3. 3) 저렴한 건설비와 제조원가, 그리고 국제가격선으로 판매하여야 함
  4. 4) 수입원료의 책임조달과 잉여제품의 수출을 보장하여야 함
    • - 최신 기술과 공정을 도입하여야 함
    • - 공해방지시설을 완비하여야 함
    • - 정부가 지정하는 입지에, 계획기간 내에 공장을 건설하여야 함

미쓰이그룹도 미쓰비시그룹과 같은 달에 기초조사단을 파견했는데, 기초조사단 파견과 거의 동시에 여천석유화학단지 투자를 통해 한국 석유화학시장에 참여한다는 방침을 확정할 만큼 한국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충주비료공장

충주비료공장 [출처] 국가기록원

이들은 울산석유화학단지 못지않은 규모로 건설되는 여천석유화학단지가 나프타를 공급하게 될 호남정유와 근접해 있고, 용수, 항만시설, 도로 등이 잘 정비돼 있으며, 정부 정책사업인 만큼 다양한 특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큰 관심을 나타냈다.
이 시기에 일본은 인접국에 대한 산업수출을 적극 희망하고 있었다. 한국도 자금과 기술의 도입이 용이하고 기자재 가격이 저렴한 일본과의 합작을 반기는 입장이었다. 따라서 일본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의견은 여천석유화학단지 건설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일본 기업들이 한국 합작선과의 투자조건, 공장 입지조건 등 투자를 위한 구체적인 검토에 착수하자, 정부는 그 해 9월 10일 한국종합화학공업(주)(이하 한국종합화학) 내에 ‘석유화학공업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일본 측 투자단과 교섭을 시작하였다. 한국종합화학(사장 백선엽)은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따라 1973년 3월 충주비료와 호남비료를 통합해 만든 종합화학회사로서, 국가 중점사업으로 선정된 석유화학공업을 일으킬 사명을 수행하기 위한 정부투자 국영기업이었다. 석유화학공업추진위원으로는 추진위원장 백선엽, 부위원장 마경석 외에 이옥석, 한병호, 이선우, 한건우, 김연식, 노훈, 함병노 등 당시 내로라하는 업계의 권위자들이 망라되었다. 석유화학공업추진위원회는 출범하자마자 미쓰이그룹, 미쓰비시그룹 등과 함께 지주회사 및 합작계열사 설립을 협의하였다. 그리고 꾸준히 실무교섭을 진행하여 1973년 11월 8일 합의안을 마련하고, 기존의 ‘석유화학공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정한 석유화학공업 추진계획을 새로 발표하였다.

호남비료나주공장

호남비료나주공장 [출처] 국가기록원



이 추진계획에서는, 울산과 여천의 석유화학제품 생산능력을 당초 계획보다 늘어난 에틸렌 기준 105만 톤 규모로 확장하기로 하였다. 울산석유화학단지의 생산능력을 기존 30~35만 톤에서 45만 톤 규모로 확대하고, 여천석유화학단지는 30만 톤 규모의 나프타분해공장 1기를 설치하기로 했던 당초의 계획을 2기로 늘려 60만 톤 규모로 확대하면서 관련 계열공장 역시 2개 계열군으로 분할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 함께 한·일 양측은 투자금액을 당초의 4억 2,700만 달러에서 15억 1,300만 달러로 대폭 증액하고, 단지 조성에 필요한 부지 역시 100만 평에서 140만 평으로 확대하기로 하였다. 한·일 양측이 이처럼 투자규모를 확대하는 데 쉽게 합의한 것은, 당시 세계적으로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선진국들의 시설확장 추세가 둔화되어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세계시장을 내다보고 투자규모를 대폭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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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석유화학산업의 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