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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몬트리올은행 서울지점과의 차관계약_1980.3

 
 

3 _ 오일쇼크 속 재무구조의 악화


동분서주하며 발을 구르고 있을 때 다행히 몬트리올은행 서울지점이 파리국립은행(BNP)과 긴급교섭할 수 있도록 주선해 주었다.

 


1979년의 2차 오일쇼크 사태는 전 세계에 1차 오일쇼크 이상의 경제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이란의 전면적인 석유수출 중단으로 유가가 폭등하고 국제경기가 침체되면서 선진국들까지 국제수지 적자에 허덕이게 되었다. 국내 경제도 수출이 급감하면서 큰 고통을 겪었다. 석유화학업계도 선진국의 국내시장 덤핑공세로 판매부진과 출혈판매가 겹치며 타격을 입어야 하였다.
오일쇼크로 인한 경기침체와 더불어 공장가동 초기에 나타난 시장개척의 어려움으로 판매부진에 빠져든 호남석유화학은 운영자금마저 부족한 상황에 직면하였다. 이에 호남석유화학은 1979년 12월 22일 주거래은행인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외화자원운영자금을 차입하였다.
이후에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고 계속 악화되면서 원료구입 대금을 마련하고 부족한 운영자금을 해결하기 위한 외화차입이 계속되었다. 캐나다 몬트리올은행 서울지점에서 회전대출자금을 시급히 차입하기도 하였고, 주거래 은행 소공동지점의 당좌차월 한도를 초과해 일시적으로 특별한도 차입금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차입한 외화자원 운영자금도 상환금을 지연하거나 원료대금으로 지불한 어음의 결제가 어려워 수차례에 걸쳐 어음기일을 연기하는 등 아슬아슬한 자금난이 반복되었다.
공장 건설을 위해 차입한 차관을 상환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난관이었다. 상업운전이 시작된 1980년부터 차관을 상환하기로 하였으나, 1980년 1월 12일 정부가 변동환율제를 실시하면서 금융비용이 증가하여 상환부담이 가중되었다.
이에 따라 호남석유화학은 1980년 단자회사로부터 42억 원을 신규조달하여 힘겹게 1회분 차관원리금을 상환하였다. 그리고 2회부터 4회까지의 원리금 분할상환에는 캐나다 몬트리올은행 서울지점에서 특별외화차입금을 각각 734만 달러, 942만 달러, 918만 달러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5회분 상환 시에는 대출약속을 한 바 있는 캐나다 몬트리올은행이 본점의 대출 거부로 차입을 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결국 호남석유화학의 자기자본으로는 도저히 상환금을 조달하기가 힘겨워지면서, 차관지급보증은행인 한국산업은행이 대신 갚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였다. 동분서주하며 발을 구르고 있을 때 다행히 몬트리올은행 서울지점이 파리국립은행(BNP)과 긴급교섭할 수 있도록 주선해 주었다. 덕분에 파리국립은행에서 스위스화 1,263만 프랑을 차입하고서야 가까스로 채무불이행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자금문제로 큰 곤욕을 치르던 1981년 말 무렵에야 호남석유화학은 조금씩 회생의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 첫 신호는 1981년 11월부터 1982년 6월 사이에 정부가 수차례에 걸쳐 금리인하 조치를 취한 것이었다. 이러한 조치는 호남석유화학이 외부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제2차 오일쇼크로 깊은 불황의 늪을 헤매던 세계경제가 1982년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도 매우 반가운 일이었다. 정부가 강력한 경제 안정화 시책을 추진한데다 원유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의 국제시세가 안정을 찾으면서 침체되었던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 호남석유화학은 1982년 9월의 제6회분 상환 때는 몬트리올은행 서울지점에서 1,561만 프랑을 차입해 충당하였고, 1983년 3월의 제7회분 상환 시에는 주거래은행인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미화 760만 달러를 차입해 상환하였다. 1983년 초에는 계속적인 자금차입에 따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하였다. 1983년 3월 2일 한국산업은행 인수로 20억 원을 발행한 데 이어, 5월 30일에는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하여 1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였다.
숨 막힐 듯 죄어오던 자금압박의 악순환에 끝이 보이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1983년 들어 국내경기가 호황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제품판매가 크게 늘어났고, 판매호조에 힘입어 자금사정이 호전되면서 자금운영에 숨통이 트인 것이다. 이를 계기로 호남석유화학은 악성 차입금을 우선 변제하고 부채증가를 억제하여 금융비용을 절감해 나갔다. 그리고 이는 호남석유화학이 건실하게 성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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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통사 제1장 석유화학산업 진출 (1976-1991) 제5절 창립 초기 경영의 안정기반 구축 3_오일쇼크 속 재무구조의 악화
제5절 창립 초기 경영의 안정기반 구축